[인성회복 칼럼] 《보랏빛 엽서》에 얽힌 인생이야기(3)
[인성회복 칼럼] 《보랏빛 엽서》에 얽힌 인생이야기(3)
  • 이상만 시니어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20.05.04 11: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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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에서 빛나는 태양 품기

어린 시절 여름이 오면 부모를 따라 또래 친지들과 함께 자하문 밖 개울가에서 물장구치다가 자두를 맛나게 먹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이제와 보니 자하문(紫霞門)과 자두(←紫桃)는 자줏빛 자(紫)자가 공통이다. 달고 새큼한 자두가 많이 열려 지명이 생길 정도였다.

자줏빛에는 연보라색과 진보라색이 있다. 여름 과일로는 진보라색의 포도가 일품이다. 빨간 수박도 있고 노란 참외와 파란 사과도 좋지만 먹기 간편한 포도는 누구나 선호하는 과일이다. 서양에서는 포도로 술을 담아 즐기는 포도주[와인] 문화가 일상화 될 정도다.

매년 4, 5월에는 산과 들에 연보라 빛의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개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동네마다 담 밖으로 연보라색 라일락이 날 보란 듯이 신묘한 향기를 내뿜는 바람에 유혹에 못 이겨 그만 몇 가지를 슬쩍 꺾어다가 화병에 담아보고 회심의 미소를 짓기도 하였다.

젊은 시절에는 겉과 속이 다른 진보라 색의 가지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순(耳順)의 나이에 들면서 부드러운 미감의 가지를 반찬으로 즐기게 되었다. 겉이 윤기가 번지르르 하여 벌레도 타지 않는다고 하지만 신체상에 면역력을 돕는다는 정보에 동해서 가끔 찾는다. 이 밖에도 신문 방송에 소개되는 건강식품으로 복분자, 오디와 블루벨리 등 각종의 벨리 종류가 하나같이 진한 자주색이다. 그래서 신이 인간에게 특별히 내린 건강식품이라고도 한다.

최근에 자줏빛 자(紫)자에 무언가 심오한 뜻이라도 있는가 하고 살펴보았다. 보라색 자(紫)는 이 차(此)자 밑에 ‘다스리다’는 뜻의 실 사(糸)가 왔다. 직역하면 “이것으로 다스린다”는 뜻이 되는데 이것이 보라색이라면 보라색이 가지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앞선 글에 언급한 보라는 빨강과 파랑이 섞인 중간색임이 다시 연상되었고, 고저, 장단, 강약 양자 간의 조화를 이루는 음악이야기와 결부되면서 《보랏빛 엽서》의 남은 가사를 상기해 본다.

“오늘도 가버린~ 당신의 생각에~ 눈물로 써 내려간~ 얼룩진 일기장엔~ 다시 못 올~ 그대 모습~ 기다리는 사연~” 마지막 소절을 반복하노라면 사랑과 이별의 애틋한 감정이 녹아있기에 남녀 간의 순정을 노래로 풀어가는 지혜가 엿보여 누구나 자연히 정감이 느껴진다.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야기에 걸맞게 극단적인 생각은 피하고, 스스로 마음을 달래고 다스리는 슬기가 본성적으로 나타나고 있기에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더 놀라운 일은 중국(中國) 북경의 자금성(紫禁城)이 떠올랐다. 왜, 자금성이라 했는지 궁금하여 자료를 뒤적였다. 자금성의 자(紫)는 천자(天子)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어 명나라와 청나라 때 황족들이 기거하던 궁전이라 황제의 허락 없이는 출입을 금하는 성곽임을 지칭했다는 것이다. 2013년도에 유교성지순례단 일원으로 1차 견학하고, 2017년도에 친지의 초청 관광으로 2차 견학한 적이 있으나 그 당시는 자금성의 웅장한 규모에 놀란 나머지 관광을 즐기며 지나쳤으나 최근 보랏빛 자(紫)자에 의문이 가버린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자료에 의하면 자(紫)는 자미원(紫微垣)의 자(紫)이다. 자미원은 북극성(北極星) 북쪽의 별 집단 이름으로 천제(天帝)인 하느님이 계신 중심(中心) 성지를 일컫는다. 이를 근거로 대륙에 자금성(紫禁城)을 중(中)자 형태로 건립하여 천자(天子)인 황제(皇帝)가 만백성과 주변 나라를 다스린다는 권위와 위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보랏빛은 천신(天神)인 하느님의 색과 빛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인식하였다.

자금성의 핵심 궁은 태화전(太和殿)과 중화전(中和殿)이다. 태화전은 황제 즉위식과 외국사절을 맞이하는 등 국가 주요 공식 행사를 집행하는 곳이고, 중화전은 천자인 황제가 대신들과 중요 국사를 논하여 정책을 결정하는 본전이다. 생각 하건데 중화(中和)는 『中庸(중용)』의 “지극한 중화에 이른다.”는 치중화(致中和) 정신을 본받았으며 용상 뒤에 걸린 “진실로 중용을 잡아 실행하라.”는 ‘允執厥中(윤집궐중)’의 편액은 孔子(공자)가 이상세계로 받들어 온 요순우(堯舜禹) 성군(聖君)이 계승한 정통(正統) 도덕정치의 요체(要諦)이다.

성군(聖君)정치는 천문(天文)과 지리(地理)와 인정(仁政)이 때에 알맞은 시중(時中) 정신으로 하여금 중도(中道)와 중용(中庸)을 펼치므로 편당 짓지 않는 불편부당(不偏不黨)과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무과유불급(無過猶不及)의 중용정신을 일관성 있게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정치가 파행되어 폭정이나 독재가 되면 온갖 권모술수가 난립하고, 독선과 정쟁이 지속되어 국력이 약해진다. 마침내는 민심이 갈라지고 흉흉해져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가 개입하여 끝내는 국가가 멸망에 이르는 것이다. 이는 고금동서의 역사적(歷史的) 산 교훈이다.

이어서 친지와 산동(山東)에 있는 태산(泰山)에 올라 목격한 자기동래(紫氣東來) 현판도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자기동래에 관한 자료는《상생방송》<환단고기 북 콘서트> LA뉴욕 편에 자세히 나와 있다. 안경전 강연자의 내용을 간추려 인용한다.

“태산에 오르면 도교사원인 벽화사 입구 옆에 ‘紫氣東來(자기동래)’라는 사자성어가 새겨져 있는데 당시의 현인 老子(노자)가 고향을 떠나 서쪽으로 가면서 함곡관을 지나다가 문지기에 써 준 것이다. 紫氣東來(자기동래)의 紫(자)는 하느님이 계신 紫微垣(자미원)을 말하며 동방 한민족은 일찍이 상제(上帝)인 하느님을 믿어왔으므로 紫氣東來(자기동래)는 곧 하느님의 대행자인 아들 천자(天子) 문화 즉 성군(聖君)의 도덕 정치제도가 동방에서 왔다는 뜻이다.”

실제로 노자는 말년에 불후의 명저 도덕경(道德經)을 남겼다. 孟子(맹자)는 전국시대를 살면서 舜(순)은 동이(東夷)사람이라고 이미《孟子(맹자)》책에서 밝힌바 있지만 인류의 시조라 하는 태호 복희씨(伏犧氏)가 동이족(東夷族)임을 환단고기(桓檀古記) 북콘서트에서 누차 언급되면서 역사왜곡을 넘어서는 인류의 시원과 원형문화에 대한 복원을 향한 힘찬 전진이 새 시대를 여는데 매우 고무적임에 공감하고 있는 중이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골이 읊은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찬란한 빛이 되리라.· · · ·” 한 명시가 자연스럽게 부각되었다.

머지않아 언젠가는 보랏빛 엽서에 실어 온 라일락 향기처럼 많은 사람의 가슴에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심(詩心)이 살아 움직여 여민동락(與民同樂)하는 보랏빛 상생(相生)의 길로 걸어가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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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2020-05-05 18:15:22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