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콘느'와 '고맙소'
'샤콘느'와 '고맙소'
  • 안기영 시니어기자
  • 승인 2020.03.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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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이올린 플레이어' 아르몽과 '미스터 트롯' 김호중

요즘 장안의 화제는 '트롯'.

최근 모 TV에서 시작된 트롯의 열풍은 '미스 트롯'에 이어 '미스터 트롯'에서 35%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기도 했다. 트롯은 한국인에게 1920년대 후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구성진 가락에 강약의 박자와 특유의 꺾기 창법을 구사하는 트롯은 한국인이 즐기는 대중가요의 독립된 장르로 완성되었다. 

김호중

미스터 트롯 최종 결선 7인 중 한 명인 김호중은 성악을 전공한 테너로서 트롯 창법으로 변신하려고 혼신을 다하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정통 성악도가 유행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터부시 되던 시대가 있었으나, 이제 트롯은 서민들의 호불호에 따른 유행가에서 사회의 많은 층들이 열광하는 음악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과연 음악은 무엇으로 대중을 열광시키는가? 

김호중이 결선에서 열창한 '고맙소'

이 질문에 답으로 권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 '바이올린 플레이어'(감독 찰리 밴 담므). 바이올리니스트 아르몽은 자신의 음악을 진정으로 듣고 싶어하는 청중을 더욱 소중히 생각하는 연주자다. 팽팽히 바이올린의 줄을 당기는 영화의 도입부는 간단치 않은 음악가의 길을 예고한다.

조율중인 아르몽의 바이올린

지성인의 입맛에 맞추는 음악을 거부한 아르몽. 화려한 연주회장을 떠나 지하철이나 지하 통로에서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며 오가는 행인들과 자기 음악에 귀 기울여 주는 청중만을 위한 연주를 이어가지만 거리의 현실은 냉정하다.

지하 거리의 바이올리니스트 아르몽

노숙자로 전락하여 지하도를 전전하다가 친구로부터 다시 얻은 바이올린, 아르몽은 몇 소절 연주해보다가 그만 둔다. 그러나 임종을 앞둔 할아버지의 연주 간청에 마음을 되돌린 아르몽이 다시 연주하는 곡이 바흐의 바이올린 독주곡인 '샤콘느'. 그 선율은 지하도를 따라 울려 퍼지며 지하세계의 모든 영혼을 깨우고 이윽고 할아버지는 숨을 거둔다. 

지하세계에서 퍼지는 아르몽의 마지막 연주 '샤콘느'

김호중은 어느 정도 일가를 이룬 보기 드문 미성의 훌륭한 테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 주고자 변신을 시도했다. 그의 재능을 찾아 준 스승에 대한 존경심과 혼신을 다해 열창한  '고맙소' . 이 한 곡에 우리는 사랑과 우리 소망의 이야기를 덧입힐 수 있었다. 그가 있어 코로나의 시름을 우리는 잊을 수 있었다. 

원곡자 조항조

'고맙소'의 원작은 알다시피 조항조이다. 담담하지만 애잔함이 물씬 묻어나는 조항조의 발라드 원곡도 무척 좋다. 요즘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의 남성들이여, 이 한 곡은 비장의 무기로 꼭 배울 일이다. 정말이다!

이 나이 먹도록 세상을 잘 모르나 보다

진심을 다해도 나에게 상처를 주네

이 나이 되어서 그래도 당신을 만나서

고맙소 고맙소 늘 사랑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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