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균(病菌)에 대한 인식(認識)이 크게 달라지다(先)
병균(病菌)에 대한 인식(認識)이 크게 달라지다(先)
  • 이상만 시니어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20.02.17 20: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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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에서 빛나는 태양 품기

최근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계가 방역대책에 분주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비상사태 선포를 하였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곱씹어 볼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소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않으면 다음 대책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를 졸지에 잃어버리면 맥 빠진 상태가 되어 농사도 그만두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이러한 불행한 일에 미리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비유적으로 말하고는 있지만 생업종사자나 지도층은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외양간이라도 고쳐 놓아야 다시 농사짓고 삶의 끈기를 발휘해 간다는 생각에 무게를 싣는다.

일기예보에 나오는 미세먼지의 농도가 매일 같이 주의를 요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병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고, 그 영향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중요한 문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계당국에서는 예방책으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 씻기와 기침예절과 마스크 사용 등을 제시하여 국민감염 예방에 골몰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기생충’ 소식이 방송과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어릴 적에 회충이나 십이지장충을 기생충으로 알고 몸속의 “기생충을 박멸하자”는 구호로 회충약을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기생충’이 92회 아카데미상을 빛냈다는 것은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칸 영화제에서도 최고 작품상을 받아 국내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에게 국민적 찬사를 보냈는데 ‘신종코로나19’로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아카데미 4관왕 수상 소식은 충무로 영화인은 물론 온 국민에게 엄청난 면역력(免疫力)을 제공한 거나 다름없었다.

세계적으로 엄선된 7편의 우수한 후보작품 중에서 명배우 제인 폰다 입에서 ‘파라사이트[기생충]’가 호명될 때 이미 기생충은 투표권이 있는 아카데미회원들까지 전염시켰다는 이야기다. 다른 쟁쟁한 후보작품과 감독을 잠시나마 네 번이나 쓰러지게 만들면서 이를 여실히 증명하였다.

봉준호 감독은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수상 소감까지 할 말 다하였고, 곽신애, 이미경 제작진에 네 번째 수상소감을 양보하고 다리가 풀린 듯 앉아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기대 이상의 성과에 스스로 놀란 표정이었다. 외신은 일제히 기생충이 “아카데미 역사를 썼다”고 극찬했다. 이후로는 기생충 영화가 독감바이러스 처럼 빠른 속도로 그 영향력이 해외 각국으로 번져가고 있다.

기생충(寄生蟲)은 문자 그대로 분명히 우리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로 나뿐 병균이 자라서 생긴 좋지 않은 벌레이고 누구나 싫어한다. 그래서 세상에서 나쁜 짓을 계속하는 사람을 빗대어 “이 버러지만도 못한 인간아” 하고 응징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기생충의 제목을 딴 작품이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작품 내용이 시대상을 잘 반영했다고 하듯이 빈부의 차이에서 생기는 인간의 갈등과 불평등의 문제를 실감나게 연출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었다. 이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아무나 표현하지 못하는 이야기 전개라는 점에서 많은 관객에게 고맙게도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각본을 주도면밀하게 쓰고 직접 연출을 해서 미세한 부분을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감독의 지적 역량에 달린 것이다. 영화가 종합예술로서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바로 이점이다. 마치 사람을 살리는 의술(醫術)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병원균(病原菌)을 작은 현미경으로 추적하여 정복해가듯이 영화예술(映畵藝術)은 인간내면의 혼과 열정으로 세상사를 스크린에 확대 재조명하는 숭고한 작업이다.

영화예술과 의학기술이 인간으로 하여금 사물에 대한 인식(認識)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듯이 이제는 인간이 벌레와 같은 동물적 삶을 벗어나 온전히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병균(病菌)에 대한 기본 상식과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높여 가야할 때이다. 한국의 ‘기생충’이 세계의 기생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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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정원 (숙정원) 2020-02-20 13:11:28
영화예술은 인간 내면의 혼과 열정으로
세상사를 스크린에 확대 재 조명하는 숭고한 작업이라고 표현하신 말씀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합니다
'백번 듣는것보다 한번 보는것이 효과가 더 크듯이' 정말 영화예술은 사물에 대한 인식의 폭과 깊이를 가장 확실하고도 선명하게 느끼게 해주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