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쿠옥 여행기
푸쿠옥 여행기
  • 안기영 시니어기자
  • 승인 2020.01.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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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최남단 섬, 푸쿠옥

훌훌 일상을 털고 떠나는 여행은 항상 설레임이다. 친척의 팔순 기념 가족여행에 참여하여 행선지와 모든 일정을 일행에 맡기고 따라 나섰다. 나는 축하하는 마음만 가지면 되었다. 문고리를 내리고 투명한 마음만이면 OK !

베트남 '푸쿠옥'은 초행길이다. 그게 뭐 큰 대수랴! 세상의 수평선만 따라가다 가끔 조감의 눈으로 보는 것이 재미있다. 방구석 여행자 Armchair Traveler를 벗어나 직접 느끼는 세상으로 들어간다.

듀옹당 공항 천정의 조명등이 알알이 내 눈으로 내려 앉는데 그 아래에서 젊음은 벌써 뛰어 오른다.

 시각을 잃으면 사물과 멀어지고 청각을 잃으면 사람과 멀어진다고 했으니 둘 다를 잃기 전에 부지런히 젊은이들과 함께 다녀보자 다짐한다. 

해변에 웬 코끼리들!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코끼리가 장대다리로 걷고 있다.'

샤오비치의 코끼리 조형물

'想像'은 코끼리를 보고 이 모습을 전하여 알게 하는 것이라 한자풀이를 한다. 넓디 넓은 바다에서 상상의 세계로 건너가고자 함인가. 일몰 무렵 코끼리 조형물 아래 코끼리 가면 공연이 이어져 현지인과 이방인이 하나가 된다. 

샤오 해변

빈펄 사파리, 신기한 동물의 실물보다 목각조형물이 더 눈에 들어온다. 우리에게 '장승'의 친숙한 느낌이 있기 때문인지 갇혀있는 동물보다 마을을 지키는 장승 같은 길가의 가족목각이 더 시선을 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의 명대사 '인간은 자유다' 가 여기서는 '인간은 가족이다' 를 떠올린다. 가족은 나무다. 기댈 수 있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우리의 이번 여행도 그렇다.  

야자수의 외피를 가까이서 보면 수많은 자국이 위로 올라가며 기둥의 외면을 만들고 있다. 옆으로 뻗은 가지를 쳐낸 자국에 세월의 이끼가 앉았다. 자식을 성장시키고 때가 되면 분가시키며 살아가는 인생같다. 

하늘로 오르는 계단, 계단의 폭을 오를수록 좁게 만들어 마지막 계단은 엉덩이 하나 겨우 붙일 정도의 폭이다. 올라갈수록 공포심을 느끼게 만들었다.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까? 하늘에 가까이 갈수록 두렵다.  

선셋사나토 해변의 하늘계단

한국 싸나이의 기개를 살려 올랐더니 정상에 다다르기 전에 시설관리자가 얼굴이 노래져 외친다. 빨리 내려오라고 정상에 서면 계단이 무너진다나 뭐라나... 정상! 아래에서 보기는 좋아도 오르면 위태로운 곳, 그렇지!

리조트 주변의 열대화

익숙한 일상과 연결을 끊고 떠나 여행을 하다가도 숙소로 돌아와 전기 콘센트만 보면 반갑다. 빼놓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가 충전이다. 연결되고 있지 않으면 불안한 현대인들. 

이번 여행이 친척 팔순 축하 여행인 만큼 오랜 세월 일가를 이루고 책임져 오신 어르신의 고단했던 삶의 무게를 이제는 내려 놓고 편히 지내시라는 건배사를 만들었다. '푸 쿠 옥'

푸쿠옥 야시장의 가방가게에서

푸~욱 내려놓고

쿠~울하게 내려놓고

옥~소리만 내시라

빈펄 사파리  레미 원숭이

결과적으로 건배사는 실패했다. 벌써 다 내려놓았는데 뭘 더 내려 놓으라는 거냐고? 섭섭해 하셨다. 아뿔싸ㅠㅠ

우리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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