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스물과 카라바조
두번째 스물과 카라바조
  • 안기영 시니어기자
  • 승인 2019.11.1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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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피디와 함께하는 영화이야기 11, 두번째 스물

임피디가 11번째로 준비한 영화는 박흥식 감독의 '두번째 스물'. 지난 1년 동안 임피디가 준비한 독립영화 중 올해의 마지막 상영작으로 선정된 이 영화는 '경의선'에 이어서 박흥식 감독의 예술적 취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영화를 상영한 11월15일, 상영 후 서부50+캠퍼스를 찾아 온 박감독이 은평구 영화동화인들과 함께 하여 영화와 미술작품 해설을 곁들인 부분이 이 날의 백미. 

스물에 첫사랑을 하고 20년이 지나서 해후하는 두 연인의 이야기, 지난 20년의 세월동안 두사람의 과거와 현실을 확인하는 과정이 자칫하면 지루해질수 있다. 이 과정에 박감독은 카라바조, 단테의 신곡의 이야기를 많이 소도구?로 등장시켰다. 토리노, 베로나, 몰타 등 이태리 관광명소의 구경은 덤.

'두번째 스물' 영화 요소요소에는 박감독의 미술 외에도 단테 신곡 등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배치되어 있다. 손으로 일하면 노동자, 손과 머리로 일하면 장인, 손과 머리와 가슴으로 일하면 예술가라는 성프랜시스의 잠언에 따르면 그는 장인이자 예술가이다.

종반부에 등장하는 카라바조의 '벙어리 그림', 이 그림을 찾아 낸 것은 오롯이 박감독의 눈썰미와 집념의 덕이다. 여행 중 한번 본 그 그림을 촬영차 갔을 때, 미술관 측에서는 그런 그림이 없다고 촬영협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빠듯한 귀국 일정에 모두가 포기하려는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그를 보고 미술관의 한 가슴 열린 스탭이 도움에 나섰다. 그녀의 집에 보관 중인 옛 도록에서 찾아보라고 제공한 것이다. 미술관도 몰랐던 그림을 박감독이 옛 도록에서 찾아낸 것은 물론이다.  영화 속에서 이 그림은 절묘한 장면에 등장하여 주인공의 처지를 대변한다. (참고, 이 그림은 카라바조의 작품이 아닌 그 지방 출신의 동명이인 작가의 작품)

혹시 누군가 희망을 품고 이 그림을 이태리 미술관 기행 중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박감독이 미소짓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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