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교감에 대한 보고서
소통과 교감에 대한 보고서
  • 안기영 시니어기자
  • 승인 2019.09.0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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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한 개인전, 인사동마루갤러리 9/4~9/10

사람 좋은 웃음을 띠고 그가 우리 일행에게 다가왔다. "작품설명을 해드릴까요? 제가 송태한입니다". 듣던 중 반가운 말씀! 불감청 고소원(願). 개인전의 제목을 다시 보았다.

시인이자 화가인 그는 오십을 넘기고서야 그림에 집중하고 이번에 과거와 현재를 한 화면에 넣고 소통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소통과 교감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송태한 작가

이 시대 사람들이 어디서나 꺼내드는 스마트폰, 지하철이라고 예외는 없다.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때로 더욱 스마트폰에 함몰된다. 금과 은의 옷을 입은 여섯 여성도 샤갈의 도시 위를 나는 커플처럼 아마 같은 세계를 서핑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임산부석 황금빛 여성의 꿈도 이 그림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소통과 교감에 대한 보고서,130.3*98.4cm, oil on canvas

세잔의 카드놀이하는 사람은 상대방과 나의 패에 빠져 들겠지만 21세기 젊은이들은 스스로에 몰입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만 있으면 비록 무인도에 떨어져도 문제없어 보인다. 그래서 작가는 입이란 기능을 깨끗이 삭제했다.  

소통과 교감에 대한 보고서, 130.3*89.4cm, oil on canvas

유일하게 알파고를 한 판 이긴 기사로 기억될 이세돌?도 모니터 앞에서 입닫은 모습으로 보게 된다. 송태한의 Parody는 미소를 머금다가도 돌아서면 씁쓸한 현 세태를 곱씹어 보게 한다. 

소통과 교감에 대한 보고서, 116.8*80.3cm, oil on canvas

그는 고흐, 아를르의 방을 정겨운 한옥으로 초대했다. 방바닥과 연결된 마루에서 한 젊은이가 누워 한낮의 휴식를 보내고 있다. 생전에는 알아준 사람이 거의 없었던 고흐의 외로움도 여기서는 느슨한 오후로 희석될 것만 같다.  

소통과 교감에 대한 보고서, 162.2*112.1cm,oil on canvas

주로 땅속으로만 이동하는 21세기는 더욱 지하세계를 넓혀간다. 지하철에 앉아 저마다의 세상을 탐닉하는 우리의 모습 뒤의 차창 밖으로 보이는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비오는 날 파리의 행인들'.  우중충한 파리의 행인들이 오히려 정겨워 보이는 것은 왜일까?  저마다의 좌석에 단정히 앉은 모습보다 파리의 행인들 팔짱낀 모습이 돋보인다.

소통과 교감에 대한 보고서,116.8*80.3cm,oil on canvas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다루는 손끝으로 글로벌 세상의 모든 문화와 접속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웃과의 소통은 부족하다. 작가는 인터넷과 SNS등을 통한 우리들의 소통과 교감이 완벽한 것이 아님을 매 캔버스에서 지적한다.

소통과 교감에 대한 보고서, 145.5*97.0cm,oil on canvas

<소통과 교감에 대한 보고서>에서 작가 송태한은 우리 주변의 풍경을 소통과 교감의 대상인 명화와 현실을 한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관객 스스로 창밖의 밤을 바라보며 단절된 벽을 허무는 교감과 소통의 별을 헤게 만든다.

풍경화보다는 건축예술, 대중예술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그의 다음 보고서 시리즈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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