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회복 칼럼]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정치는 아쌀한 것이다.
[인성회복 칼럼]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정치는 아쌀한 것이다.
  • 이상만 시니어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9.09.01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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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에서 빛나는 태양 품기

요즘 신문 방송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과 법무부장관 후보에 대한 여야 정치적 공방을 보고 있노라면 조국(祖國)의 장래가 매우 불투명하다.

공자는 정치에 대하여 제자 자공이 묻자, 정(政)은 정야(正也)라 하여 정치는 잘못된 관행을 아쌀하게 바로 잡는 것이라 하였다. 당시 춘추시대에 제후(諸侯)들이 부국강병책에 집착한 나머지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인성파괴 현상이 두드러지자 공자는 제자를 이끌고 주유천하(周遊天下)하고 돌아와 내린 결론이자 정치철학이다.

왜, 공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정사(政事) 정(政)자에서 ‘힘쓰다’ 는 뜻의 칠 복(攵) 자를 떼어 버리고 바를 정(正)을 강조하였는가? 당시는 군주국가로 권력을 쥐고 있는 왕이나 권신이 정치를 좌우했었다. 아마도 주유천하 하던 당시에 만나 본 제후나 권신이 자기 나름대로 정치를 하면서 힘을 쓰고는 있으나 공자의 눈에는 그들이 아쌀하게 살신성인(殺身成仁)하거나 솔직하고 정직하지 않아 보였을 것이다.

《논어》〈안연〉 편에 보면 공자가 제(齊)나라를 방문했는데 군주인 경공(景公)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묻자, 답하기를 “君君臣臣 父父子子라 임금은 임금답게 하며, 신하는 신하답게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하며, 자식은 자식답게 하는 것입니다.” 제경공이 말하였다. “좋은 말씀입니다. 진실로 만일 임금이 임금 노릇을 못하며, 신하가 신하 노릇을 못하며, 아버지가 아버지 노릇을 못하며, 자식이 자식 노릇을 못한다면, 비록 곡식이 있은들 우리들이 그것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이 문답에서 볼 때 공자는 각자의 이름값에 책임지고 역할을 다 하라는 정명론(正名論)을 밝혔는데 제경공은 먹을거리에 비유하여 간단히 응대하고 말았다. 제경공이 수준 있는 인물이었다면 ‘그렇군요. 과연 현명하신 말씀입니다. 각자가 제 역할을 책임지고 해내야 한다는 주문이신데 못할 경우에는 다른 덕망 있는 이를 내세워서 이름값을 하도록 하면 정치가 원만하게 되겠습니다. 답다는 말은 한마디로 저마다 바로 아쌀하게 처신하라는 말씀이군요.’

이 정도 대화만 오갔어도 이후는 어떻게 진전되었으리라 짐작할 만하다. 못내 아쉬웠지만 제나라를 떠나 이웃 나라로 향하는 공자의 마음은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은 멀어도 오로지 인의(仁義)의 선정(善政)을 펼 군주를 만나 보려는 희망을 품었다.

최근 동아시아에 정치적 변화의 큰 바람이 불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평화라는 거대한 밑그림을 그리며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하였다. 남북미의 정상이 정상답게 정치력을 발휘하면 너무도 쉬운 해결방법이 나올 텐데도 불구하고, 소위 측근들이 손익계산을 하며 밀당을 하는 데에서 일이 꼬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양국의 핵심사항인 비핵화 문제와 경제협력 문제 그 자체를 보아도 경중(輕重)이 있는데 선(先) 비핵화 후(後) 경제협력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

약자인 북측과 강자인 미국측이 협상을 할 때에는 약자를 강자가 배려하여야 마음이 동한다. 과거 남측이 대북 화해의 햇볕 정책으로 굳게 닫혔던 북측 문을 이만큼이나 열게 하였듯이 미국측이 포용정책을 쓰는 것이 고려해볼 만하다.

국내 정치상황도 국민이 보기엔 불안의 연속으로 치닫고 있다. 이웃 나라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책을 비롯해서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2500년 전 춘추시대에 공자가 행한 인의(仁義)의 정치관이 이럴 때 필요하다고 본다. 정치에서 약자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인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의리에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반성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이 결여되면 바로 약육강식의 논리로 빠져 갈등과 대립의 연속이 되풀이된다.

특히 정치인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힘쓰고 있는 것 같아도 고작 편 가르기에 지나지 않고, 그 와중에 국민들만 수고롭고 피곤하다. 한국정치의 오랜 과제인 당리당략에서 벗어나는 길이 선진(先進) 정치의 길이다. 곤충들도 구각을 벗어나서 바야흐로 자유롭게 새 삶을 살듯이 정치인도 환골탈태하는 수양인의 자세를 보여야 국민이 신뢰하고 지지한다. 정치적 보복을 하거나 발목 잡기 위해 억지를 부리거나 수준 낮은 정치 감각으로 언쟁과 몸싸움을 재현한다면 이런 행위는 민주정치 발전에 걸림돌이 되므로 선거를 통하여 과감히 걷어버려야 할 것이다.

우리 속담에 관료들 누구나 조금은 허물이 있다는 뜻으로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고 하였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라는 말이 있다.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이렇게 한탄을 했겠는가? 하지만 해결책은 성현(聖賢)의 가르침에서 구할 수 있다.

그래서 공자는 제자들에게 정(政)은 정야(正也)라 하며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정치한다고 잘잘못을 따지며 건방 떨지 말고, 잘못한 점은 사과하고, 잘한 것은 서로 칭송하며 먼저 스스로 솔직하게 아쌀한 사람이 되라고 일렀다.

우리 사회에 바로 이런 아쌀한 사람다운 사람이 많아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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