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시니어 판사 활용해야”
“퇴직 시니어 판사 활용해야”
  • 이길상
  • 승인 2019.07.19 15: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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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도 퇴직한 판사를 활용하는 방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년이 지났거나 퇴직한 고참 판사를 일종의 계약직 형식으로 채용해 재판 업무를 돕게 하는 ‘시니어판사제도’다.
시니어판사제도를 도입할 경우 판사인력 운영에 있어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법원의 업무처리 효율성과 법관의 독립성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온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시니어판사 제도를 통해 법관들이 퇴직 후 변호사로 개업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명예롭게 판사직을 마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경우, 현재 한국사회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법관 출신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관예우로 인한 피해도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라는 점에서 시니어판사제도가 도입될 수 있을지, 도입된다면 실제로 전관예우를 없앨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전관예우란 행정관청, 법원과 같은 공공기관이 해당기관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공직자, 특히 고위직을 지낸 전직 공직자를 전 동료이자 선배로서 예우하고, 그에 따라 전직 공직자가 공공기관의 업무에 계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잘못된 관행이다.
법조계의 경우, 판사나 검사가 퇴직 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현직에 있는 선후배로부터 전관예우를 받아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는 관행이 있다.

국민 4명 중 1명 전관변호사 제안받아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 이후 법조계에서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최근 ‘전관예우’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법정책연구원과 국회입법조사처는 6월 20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사법신뢰의 회복방안-전관예우와 시니어판사 제도를 중심으로’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일반 국민(1014명)을 대상으로 형사사건에서의 전관예우 경험을 분석했다.
조사대상 중 28.4%가 전관변호사 선임을 제안받았고, 이들 중 39.4%가 실제로 전관변호사를 선임했다. 전관변호사를 선임한 이들은 통상적인 변호사 보수보다 평균 300여만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제완 교수는 “대다수는 판사, 검찰, 경찰에게 접대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용적 측면은 전관예우 폐단의 일면일 뿐, 사법정의가 왜곡된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전관예우, 수입 차이서 발생
법관의 경우 전관예우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퇴직 후 변호사로 활동할 경우 법관으로 재직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입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판사의 정년은 만65세, 대법관 만70세다. 판사 임관 이후 지방법원 배석판사, 지방법원 단독판사, 고등법원 배석판사, 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치게 된다. 이후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하고, 이들 가운데 대법관이 나온다.
이 같은 단계를 밟아가는 과정에서 일찌감치 퇴직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차성안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관변호사로 개업해 얻는 소득이 법관의 봉급·연금보다 많으니 법관들이 조기에 대거 퇴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전관예우 문제가 발생한다. 일부 전관들이 현직 판사들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유리한 판결을 받아내고 거액의 수임료를 챙기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재판부에 로비한다는 명목으로 100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 사건이 있다. 최유정 씨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6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 때문에 전관예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관 변호사 배출을 금지 또는 억제하기 위한 평생법관제 시행, 판사 처우개선을 통한 평생근무 유도, 퇴임 법조인의 공익활동 기회 확대 등과 같은 방안이 거론되다.

시니어판사제도 도입 논의
법조계에서는 지금까지 전관예우를 없애기 위한 수많은 대책들이 나왔지만 실효성도 없으면서 법관의 독립만 약화시켰다는 회의론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시니어판사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네덜란드 사법협력관으로 근무 중인 모성준 부장판사는 이알 심포지엄에서 “전관예우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법관의 조기 퇴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대안이 시니어판사제도다.
시니어판사 제도는 법관들이 퇴직 후 변호사로 개업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명예롭게 판사직을 마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이다. 퇴직법관에 대한 전관예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모성준 부장판사는 “시니어판사제도를 도입할 때 법관 정원에 포함시키지 않고 시간제 근무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되, 연금과의 합계액이 노후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선진국, 다양한 방법으로 시니어판사 운영
미국의 경우 퇴직한 판사를 보충 법관으로 채용하는 ‘시니어 판사’가 있다. 캐나다는 ‘정원 외 판사’, 독일은 ‘고령법관 시간제 근무’ 등이 있다. 
모성준 부장판사에 따르면, 미국 시니어 판사는 현직 판사가 수행하는 업무량의 4분의 1 이상을 수행하면서 현직 판사와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 
캐나다의 경우 15년 이상 근무한 65세 이상 변호사를 정년(75세) 전에 ‘정원 외 판사’로 임명해, 50%의 업무를 시키고 전액 급여를 지급한다. 
독일은 60세 이상 판사에게 정년(67세) 전까지 시간제 감축 근무를 시키고, 은퇴 후 받게 될 연금 이상으로 보수를 지급한다. 
미국, 캐나다, 독일의 사례는 정년 이전과 이후 경제적 이익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법관이란 사명과 명예를 버리고 조기 은퇴해 변호사로 활동할 이유가 없다.

전관예우 없어질까?


우리나라에도 원로법관제도가 있지만, 고위 법관들이 정년 이내에 1심 법원에서 근무한다는 점에서 시니어판사제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토론자로 나온 강영호 서울중앙지법 원로법관은 “원로법관 제도는 사법부 원로로서의 예우는 거의 없고 공직자윤리법상 의무만 부담하는 구조여서 원로법관 희망자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로법관 제도를 시니어판사 제도로 나아가는 디딤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년퇴직한 법관을 대상으로 정원외 제도로 운영할 필요가 있고, 원로법관 폭을 넓혀 대법관들도 원로법관으로 들어온다면 사법부 신뢰와 전관예우 문제도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도 “대법원에서 시니어판사 제도를 정착시킨 후 점차 범위를 넓혀 퇴임 법원장과 고법 부장판사, 지법 부장판사도 시니어 판사가 될 수 있게 하면 능력 있는 중견법관의 손실을 막고 전관예우의 가능성을 없앨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전관예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국민에 대한 사법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전관예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관이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희망할 경우 정년 이후에도 법관으로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평생법관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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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복 2019-10-02 19:03:36
기사 잘 보고 갑니다.고맙습니다.
계속 멋진기사 기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