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수, 소리
최 수, 소리
  • 안기영 시니어기자
  • 승인 2019.06.28 2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양화가 최 수 개인전 "소리"

중견 서양작가 최 수가 라이프러리 아카이브 갤러리에서 '소리' 연작 개인전을 열고 있다. (2019. 6/26~7/2)

1. 짧은 소리 

(글 쓰는 이들은 글이 그림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합니다. 마음을 종이에 남기면 글이 되고 선과 색으로 캔버스에 옮기면 그림이 되는 것이라고요. '소리'를 작품화하신 배경이 있다면?)

- 저는 관객들의 개입을 좋아합니다. 설명보다 저의 작품을 통해 많은 '소리'를 상상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이래야 한다는 정해진 틀의 이미지가 덜 드러나는 작품을 그렸습니다.

SOUND1807

(각 작품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느낍니다. 모네의 수련같은...)

- '소리'를 주제로 삼고 더 이상의 제목을 정하면 고정관념이 생기게 되어 그것을 탈피하고자 합니다. 작품명으로 ‘1901’이라면 2019년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정도만 알립니다.

(작품마다 들어간 붉은 무늬 점들은 어떤 '열매'를 형상화하신 것인가요?)

- 그것을 보고 잠자리, 물고기, 꽃잎 이냐고 묻는 분들이 있어요. 열매라는 표현은 처음이군요. 관객이 그렇게 상상하시면 그것으로 족해요. 너무 정확하면 재미없으니까요.ㅎㅎㅎ

2. 캔버스 위의 소리

SOUND 1908

모든 사람들은 새로움과 은밀함에 대해 관심과 궁금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바로 거기에 내가 자란 대구에는 주변에 바람과 물품들을 가득 안고 있는 수성못을 비롯해 강과 개천이 여럿 있다.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인 채 조용히 생각에 잠긴 듯이 서있는 물풀들 속살로 시선이 머물면, 거기엔 생명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곳, 또 하나의 우주가 나타난다. 그 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나는 그것들이 늘 궁금하다.

SOUND 1905

수면 위로 솟아오른 가느다란 풀들이 강 밑에서 물살을 견뎌내는 소리, 강 바닥에 뿌리를 키워가는 소리, 빗줄기가 하늘에서 수면 위로 다가온 시간의 소리, 또 지나가는 바람이 어디론가 스스로 사라지는 소리.

야생의 여정이 숨가쁘다. 나는 오늘도 소리없는 그 소리를 찾아 텅빈 캔버스 위를 헤맨다.(작가노트)

SOUND 1824

3. 관조의 소리

최 수의 <소리> 연작은 단색 공간에 기술적이거나 서술적인 트릭을 쓰지 않는, 매우 구조적이고 고요한 상황이다. 거기에는 스스로 발현되는 자연성으로 인해 형상에만 호소하는 미술을 넘어서서 자연에의 에센스를 들이민다. 우주의 울림을 지각하게 하는 <소리> 작업은 손 가는대로 공간을 딛고 가르고 그으며 자연스럽게 자연을 추출하고 자연을 구조한다.

-중략-

망막 미술을 넘어서는 자연의 성찰 실현, 그리하여 문득 마주치게 되는 자연의 관조가 있다.이 관조는 곧 바로 자유로 이어진다. 우주적 자유, 작가는 자유를 구조한다. (김동준 화가)

SOUND 1902

그와 함께 한 시간 동안 추적추적 내리는 비 소리와 수면 위에서 튀어 오르는 물방울 소리와 수면에 침잠한 흐릿한 햇빛이 번지는 소리를 들었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를 다시 보고 싶다면 최 수 작가의 소리연작이 떠오를 지 모르겠다.

아마 그는 이러한 연상도 우리에게 그냥 맡겨둘 지 모르겠다. 

최 수 작가
최 수 작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