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살지 모르는데"... 국민연금 연기 급증
"얼마나 살지 모르는데"... 국민연금 연기 급증
  • 천서영 기자
  • 승인 2019.05.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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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을 받을 나이가 됐는데도, 연금수령 시기를 더 늦춰 더 많이 받겠다고 신청하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노후가 길어지면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건강이 허락하는 한 경제활동으로 소득을 보충하고 국민연금은 최대한 늦게, 많이 받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화와 기대수명이 늘면서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즉 100세 인간이란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장수시대가 도래하는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노후소득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국민연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 수령시기를 늦추려 할 경우 소득, 건강상태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 수령시기를 늦추려 할 경우 소득, 건강상태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수령시기 늦춰져
국민연금 받는 나이를 60세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현행 제도는 2033년까지 5년마다 1세씩 늦춰져 65세부터 받도록 돼 있다.
2012년(1952년생 이전)까지만 해도 만 60세에 국민연금을 받았다. 하지만, 2013년(1953년생부터)부터는 만 61세, 2018년(1957년생부터)부터는 만 62세로 수급연령이 늦춰졌다.
당초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현행 법정정년(60세)과 같게 60세로 설계됐다. 하지만, 1998년 1차 국민연금개혁 때 국민연금 재정안정 차원에서 2013년부터 2033년까지 60세에서 5년마다 1세씩 늦춰져 최종적으로 65세부터 받도록 바뀌었다. 2019년 현재 연금수령 개시 나이는 62세다.

 

수령시기 늦추면 연 7.2% 가산이자 붙어 
최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연기연금 신청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연기연금은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수급 시기를 최대 5년까지 늦출 수 있는 제도다. 연 7.2%(월 0.6%)씩 이자를 가산해 지급한다. 연금을 5년 늦게 받으면 36%의 가산이자가 붙어 받는 돈이 불어난다. 
연기연금 신청자는 2010년 1075명에 불과했지만 2014년 9185명으로 급증했고, 2017년엔 2만2139명에 달했다. 연기연금 수급자의 평균 연금액은 월 90만원이었다.
2013년과 2018년, 출생연도별로 5년마다 수급연령을 1세씩 상향조정하면서 연기연금 신청 대상자 자체가 줄어든 시기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연기연금 신청자가 크게 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61세의 경우 연금을 더 늦게 받으면 이자가 붙어 수급액도 늘어난다. 예를 들어, 예상 수급액이 월 11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연금 받는 시기를 5년 늦추면 36% 가산이자가 붙어 월 수급액이 149만원으로 늘어난다.
이처럼 국민연금을 늦게 받는 대신 매달 더 많은 금액을 받으려는 연기연금 신청자가 늘고 있는 것.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고령층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0대 중후반 경제활동 급증, "국민연금도 나중에"
연기연금 신청이 급증하는 이유는 60대 중후반까지 일하는 시니어들이 늘어난 원인도 있다. 현행 국민연금제도에는 이른바 ‘재직자 노령연금 감액 제도’가 있다. 소득이 있는 고령층의 연금을 줄여서 노후소득의 형평성을 맞추자는 취지로 일을 하고 있는 경우 국민연금을 깎는 제도다.
수급연령인 62∼65세 미만에 포함된 국민연금 수급대상자가 사업이나 직장에서 일을 계속해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2019년 기준 235만원) 이상일 경우 연금액을 10~50% 깎아 지급한다.
따라서,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62세에 도달했을 때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경우 연기연금을 신청, 연금 받는 나이를 늦춰야 더 많은 연금을 받게 된다.

 

연기연금, 소득있고 건강한 경우 신청해야 유리
연기연금제도는 2007년 7월부터 도입됐다. 국민연금 수급권자가 연금수령 시기를 최대 5년(출생연도에 따라 70세까지)까지 늦추면 연기 기간에 따라 연 7.2%(월 0.6%)씩 이자를 가산해 연금에 얹어주는 방식이다.
국민연금 수급권을 갖게 된 이후 최초로 연금을 신청할 때, 또는 연금을 받는 동안 희망하는 경우 1회만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기연금을 신청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수령 시기를 늦추면 많이 받는 대신, 수령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최종 연금액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건강상태와 소득, 평균수명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연기연금은 당장 연금을 타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소득이 있고 건강해서 장수할 가능성이 큰 사람에게 유리하다.

 

연금보험료 못냈다면 추후납부 가능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연기연금처럼 현행 제도 안에서 국민연금을 더 많이 받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추후납부’와 ‘반환일시금 반납’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과거 국민연금을 내지 못한 기간이 있는지 검토할 것을 주문한다. 과거에 실직 등으로 형편이 어려워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납부예외 기간이나, 결혼 후 경력단절로 인정된 제외 기간 등이다.
이런 경우 나중에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추후납부’ 제도를 이용하면, 가입기간이 회복되면서 나중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과거에 급전이 필요해 미리 받은 국민연금 보험료가 있다면 이를 반납하는 ‘반환일시금 반납’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예전에 받았던 반환일시금에 이자를 더해 국민연금공단에 반납하면 예전 가입기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연장하고 싶다면 반환일시금 반납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개인연금 연간 1200만 이하 유지해야 절세
국민연금 이외에 다른 개인연금을 납입하고 있다면, 개인연금 수령액을 잘 조절하는 절세 전략을 짜야 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소득 이외에 다른 종합소득이 없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공적연금은 원천징수의무자가 해당 과세기간의 다음연도 1월분 공적연금소득을 지급하면서 연말정산에 의해 소득세를 원천징수 또는 환급해준다.
하지만, 공적연금 외에 사적연금인 개인연금, 부동산 임대소득과 같은 다른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합계액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게 된다.
개인연금액이 1년에 1200만원 이하라면 상황에 따라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지만 만약 이 기준을 초과한다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세금을 정산하게 된다. 통상 사적연금은 연금소득으로 수령할 때 연금수령일 당시 연령에 따라 3.3%~5.5%(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로 원천징수하고 지급한다.
따라서, 부동산 임대소득 등 다른 소득이 있는 경우 개인연금 분리과세 가능한도를 잘 활용하는 것이 절세 방법이다. 사적연금 수령액을 월 100만원, 연간 1200만원 이내로 수령하도록 연금수령기간 등을 조정해 합산과세를 피하면 세금으로 나가는 돈을 줄일 수 있다.

 

전업주부라면 임의가입제도 활용 가능

 


국민연금 의무가입대상이 아니라도 노후 준비를 위해 가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닌 학생이나 전업주부들이 국민연금에 ‘임의가입’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임의가입할 때의 보험료는 국민연금 지역가입자들이 내는 중간 보험료 수준(2019년 4월~2020년 3월 기준 9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 중간 보험료 수준부터 보험료 상한액(2019년 4월~2020년 3월 기준 43만7400원) 사이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금액을 정해 보험료로 납부하면 된다. 
또한, 입의가입자 역시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60세가 넘어도 보험료를 최장 5년간 계속 납입하는 ‘임의계속가입’을 활용하면 된다. 국민연금을 이미 받고 있다면 임의계속가입을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연장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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