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요?"... 노인일자리 빈곤완화 논란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요?"... 노인일자리 빈곤완화 논란
  • 이길상
  • 승인 2019.05.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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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빈곤율 최대 4.9% 낮춰" vs "참여노인 소득 오히려 떨어져"

올해 들어 빈곤층 가구 가운데 노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노인일자리사업에 힘입어 노인들의 근로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노인일자리사업이 노인들의 경제수준을 향상시키지 못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노인 10명 중 6~7명이 생계를 위한 목적으로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지만 공익활동의 경우 활동비는 월 27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노인의 소득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무엇보다 정부 재정에 기대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노인일자리사업으로는 근본적인 소득수준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령자가 민간영역의 노동시장에 쉽게 참여해 근로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부지원 노인일자리사업이 노인소득 증대에 미치는 효과가 논란이다. 시니어들이 취업박람회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정부지원 노인일자리사업이 노인소득 증대에 미치는 효과가 논란이다. 시니어들이 취업박람회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정부, “노인일자리사업으로 빈곤 감소”

정부는 올해 노인일자리사업 규모를 지난해보다 10만개 늘어난 61만개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65세 이상 취업자는 217만6000명으로 1년 전(196만7000명)보다 20만9000명이나 늘었다.
노인 취업자가 증가한 만큼 노인 빈곤가구도 줄었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소득하위 20%(1분위) 가구주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은 이전 54.9%에서 52.2%로 2.7%포인트나 줄었다. 지난해 1분기 소득하위 20%(1분위) 가구주 가운데 70세 이상 노인 가구주 비중이 급증(1년전 36.7→43.2%)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정부는 노인일자리사업 덕분에 소득하위 20% 노인 가구주가 2분위(소득 하위 20∼40%)로 올라선 반면, 경기 둔화 여파로 2분위에 있던 자영업자들이 1분위로 추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한다.

 

내년에도 노인일자리 10만개 확대
정부는 노인빈곤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노인일자리사업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5월 23일 열린 통계청 가계통향조사 발표에 맞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주재한 관계장관회에서 내년 노인일자리사업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지난해 51만개에서 올해 61만개로 이미 10만개 늘었다. 내년 10만개를 더해 71만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2022년 노인일자리 80만개를 달성한다는 게 목표였지만, 이를 1년 앞당긴 2021년까지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노인일자리사업에 투입한 재정은 지난해 6349억원에서 올해 8220억원으로 1년 만에 29.5% 증가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내년에는 관련 예산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노인일자리사업, 노인빈곤 최대 4.9% 낮춰"
노인일자리사업이 참여노인의 건강상태와 심리·정서적 측면, 사회적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노인일자리사업이 참여노인의 경제적 상황을 얼마나 개선 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우선, 건강이나 정서적 측면, 사회적관계를 비롯해서 소득수준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2017년 펴낸 ‘노인일자리 정책효과 분석연구’에 따르면,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전에는 월평균 근로소득이 51.7만원이었지만, 사업 참여 후 65만원 늘어나 13만3000원의 차이가 있었다. 이에 따라, 노인일자리사업은 상대적 빈곤율을 4.0~4.9%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가구 빈곤율도 82.6%에서 79.3%로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일자리 참여노인 소득 오히려 떨어져" 반론도
노인일자리사업은 투입예산 대비 기대효과가 크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3월 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일자리사업이 노인가구의 경제적 생활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노인일자리사업은 노인가구의 경제적 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노인일자리사업에 6년간 지속적으로 참여한 노인가구의 급여와 같은 경상소득이 참여 전인 2011년 1858만5000원이었는데, 분석 마지막 연도인 2016년에는 1795만10만원으로 오히려 3.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노인가구의 경상소득 감소폭(3.3%)보다 오히려 높은 결과다. 특히, 자녀에게 받는 용돈을 비롯한 사적이전소득에서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노인은 12.9%나 줄어, 일반 노인가구의 사적이전소득 감소폭(2.2%)과 큰 격차를 보였다. 
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일자리사업은 적은 근로시간과 낮은 금액(보수)으로 인해 노년층의 경제 수준을 향상하는 데는 크게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정부 기댄 일자리, 노인가구 소득 증가 한계
노인일자리사업은 대체로 노년기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관적 건강 상태를 비롯해 자기효능감, 자아존중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참여노인의 경제적 수준, 즉 소득수준이 근본적으로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노인일자리사업의 임금 수준이 매우 낮고, 근로시간도 짧아 노인가구의 소득을 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노인 10명 가운데 6~7명은 생계비 마련(64.4%)을 위해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용돈 마련(27.9%)을 훨씬 웃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일자리사업은 2004년 활동비 월 20만원으로 시작해 2016년까지 공익활동 참여 노인에게 동일한 활동비를 지급해 왔다. 2017년 처음으로 공익활동 활동비를 22만 원으로 인상했고,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월 27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 혈세로 허드렛일에 가까운 노인일자리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민간에서 고령자 고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규제를 푸는 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란 지적이다.

 

민간기업 참여가 근본적인 해법 지적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 한시적으로 유지되는 일자리가 아니라 노동력에 기초한 생산성을 근간으로 정당한 대가를 지불받는 실질적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령자에 대한 민간영역의 선호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청소, 경비와 같은 단순노무직을 제외하면, 생계비 수준의 실질적인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민간분야 노인일자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인일자리도 2015년까지는 정부지원 공익형 사업에 집중했지만, 2016년부터는 시장형사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적인 측면에서 민간분야 노인일자리 수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3만개에서 4만개로 조금 늘어나는 데 그쳤고, 전체 노인일자리 수 대비 10% 수준에 불과했다.
2016년부터 시장형일자리에 집중한 결과 10만여개로 급증했고, 전체 노인일자리 수 대비 23.0%를 기록했다.

 

고령친화적 노동시장 대책 절실
이처럼 실질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일자리다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장형사업을 비롯해 민간분야의 노인일자리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노인일자리사업 내용의 단순성과 획일성을 탈피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경륜전수활동과 같이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을 젊은 세대에 전달하는 의미 있는 사업도 있지만, 사업내용 상당수가 안부 확인이나 말벗, 환경정화 등과 같이 단순하고 일상적인 활동으로 진행됐다.
앞으로 노인일자리사업 확대와 다양한 연령, 계층의 참여를 위해서는 쉬운 일뿐만 아니라, 전문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사업을 다양하게 전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고령자에 대해서는 파견근로 제한 업종을 없애고,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파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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