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연령 70세로 올리나?
노인연령 70세로 올리나?
  • 이길상
  • 승인 2019.05.07 14: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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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에 대비해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진료비 감면 연령이 단계적으로 70세까지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법적 노인기준연령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가 사실상 제도상 노인기준연령 상향 계획을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급증하고 있는 노인의료비를 줄여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속내는 건강보험을 시작으로 노인기준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올리겠다는 뜻이 읽힌다.

정부가 65세 이상 노인의 의료비를 줄여주자는 취지로 시행 중인 노인 외래정액제연령 기준을 70세로 높이기로 한 것이 핵심이다. 현재는 진료비가 25000원 이하일 때 1500~5000원만 환자가 부담하면 되는데, 기준이 바뀌면 69세라도 많게는 75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복지부가 410일 내놓은 안은 이틀 뒤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후속 대책도 없이 졸속으로 내놓은 계획안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복지부가 노인 외래정액제 기준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rawpixel
복지부가 노인 외래정액제 기준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rawpixel

 

복지부, 노인 외래정액제 65→70세 상향 계획

보건복지부는 410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2019~2023)을 내놨다. 이 계획안의 핵심은 앞으로 건강보험 재정관리 방안 가운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노인 외래정액제 연령기준을 현행 65세에서 단계적 70세로 올리겠다는 계획안이다.

노인 외래정액제는 동네 의원급 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을 때 총진료비가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본인부담금을 정액으로 내는 제도다.

현재 동네 의원에서 총진료비가 15000원 이하면 1500, 15000원 초과2만원 이하면 10%, 2만원 초과25000원 이하면 20%, 25000원을 넘으면 30%를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약국에선 1만원 이하일 때 1200, 한의원에선 2만원을 넘지 않으면 2100원만 내면 된다. 진료비가 정액구간을 초과할 경우 65세 미만 환자와 마찬가지로 본인부담률이 일률적으로 30%가 적용됐다.

 

노인 외래정액제, 이용자 많아 정책적 효과 커

정부가 수많은 노인복지정책 가운데 노인 외래정액제를 손보려는 이유는 지출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이용자도 많아 정책적 효과가 곧바로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도 엿보인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381000명인데, 노인인구 중 6385000(86.5%)이 노인 외래정액제를 이용했다. 노인 10명 중 8~9명은 정액제 혜택을 본 셈이다. 외래정액제를 포함한 노인진료비 총액은 276000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에서 39.9%를 차지했다.

노인 외래정액제 연령기준을 기존 65세에서 70세로 상향조정할 경우 65~69세 인구 2315000명이 제외된다. 이 연령대 인구를 빼면 노인 외래정액제 이용인구가 638만명에서 400만명 수준으로 떨어진다. 노인 외래정액제가 적용되는 노인인구가 36% 줄어들어 건강보험 재정도 그만큼 아낄 수 있다.

 

복지부, "노인의료체계 개편해야 건보 지속가능"

정부, 특히 복지부 입장에서는 갈수록 급증하는 노인인구와 이에 따라 비례적으로 늘어나는 노인의료비를 감안하면 노인 외래정액제 적용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 특히, 지역사회돌봄체계, 커뮤니티케어가 막을 올리는 상황에서 기존 건강보험 체계를 대대적으로 수정 보완해야 한다. 정부가 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을 내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18년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 대비 14% 이상인 고령사회에 공식적으로 진입했다. 여기에 더해, 65세 이상 치매노인은 2016685000명에서 202084만명, 202398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건강이 좋지 않은 75세 이상 노인도 2017310만명에서 2020348만명, 2030532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노인 외래정액제는 건강보험 재정지출 가운데 노인과 관련해 가장 규모가 큰 항목이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과 보장 범위를 확대하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415842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상황이다. 따라서, 건강보험 재정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인의료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건정심 심의 통과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아

노인 외래정액제 연령기준을 현행 65세에서 단계적 70세로 올리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장기적으로 노인기준연령을 70세로 올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인기준연령 상향조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상당 부분 조성된 상태지만, 이번 복지부의 발표를 놓고 시끄러운 상황이다.

우선, 보건복지부가 410일 발표한 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이 이틀 뒤인 12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건보 재정문제와 관련해 추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일부 위원들의 요청 때문이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건강보험 정책에 대한 중요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보험 관련 주요 결정은 모두 건정심 의결을 받아야 한다. 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공익단체, 사용자단체, 근로자단체 대표 등 모두 25명으로 구성된다.

412일 열린 건정심 회의 결과 이번에 정부 내놓은 1차 건보 종합계획안에 대한 심의 안건이 통과되지 못했다. 대신 서면을 통한 추가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후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노인 외래정액제 손본들 재정 건전성 높아지겠나" 의문도

정부의 이번 종합계획은 건정심 심의를 이틀 앞둔 410일 공청회 자리에서 발표됐다. 일부 공청회 참석자들은 졸속행정이란 지적을 내놨고, 복지부는 그간 종합계획 의견수렴 절차를 수 십차례 거쳤기 때문에 의견수렴 기간이 충분하다고 해명했다. 특히 건정심 소위원회를 개최해 종합계획 논의를 진행해 온 만큼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412일 열린 건정심에서는 그간 소위에 참석하지 못했던 위원들을 중심으로 종합계획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또한, 절차뿐만 아니라 종합계획에 포함된 건보 재정계획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재인 케어의 핵심은 건강보험 비급여항목을 급여화로 전환해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행 60%에서 70% 수준으로 높이는 것. 그런데, 65~69세 고령자들을 노인 외래정액제에서 제외시킨다 한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이 높아지겠느냐는 회의론이 일면서 의료계·가입자·시민사회 모두의 불만을 사고 있다.

 

"65~69세 사각지대는 어쩌냐" 우려 현실화

 

정부가 내놓은 종합계획안이 탁상행정이란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복지부는 노인 외래정액제 기준연령을 상향조정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까지 어떤 방법으로 70세까지 올리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는 못했다. 특히, 65~69세 사이 사각지대로 나오는 국민들에 대한 대안이 빠져 있다. 이에 따라 설익은 구상을 종합계획에 포함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노인기준연령을 상향해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커지고 있는만큼, 그러한 흐름에 맞춰 노인외래정액제 대상 연령 조정을 검토·논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지, 이행 시점 등 정해진 세부 사안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노인 외래정액제의 경우 기존에 서비스를 받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들은 계속 서비스를 받지만 앞으로 65세에 진입하는 베이비부머들의 경우 1차 의료 강화를 통해 주기적 건강관리하는 쪽으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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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복 2019-05-12 13:08:08
노인의 현시점에서 많은걸 느꼈습니다.
기사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