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인기준연령 상향 공론화, 무엇이 중요한가
[기고] 노인기준연령 상향 공론화, 무엇이 중요한가
  • 전용만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 승인 2019.03.08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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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정부는 노인기준연령 상향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 하자고 한다. 현행 65세의 노인연령 기준을 70세로 올리자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노인 연령기준은 다양하게 정의되어 있지만, 일반적으로 연금과 사회서비스를 기준으로 보면 65세라고 볼 수 있다. 65세의 연령기준은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시기의 평균수명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평균수명 83세인 지금 기준으로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게다가 건강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60대를 노인이라고 정의 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고령화 속도로 보면 2040년을 기준으로 지하철 이용 인원의 30%가 무료 탑승객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유럽은 물론 가까운 일본도 노인연령 기준을 상향조정하는 추세이므로 우리도 이제 노인기준 연령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노인연령기준을 상향시키자는 주장의 근거들이다. 그러나 문제가 간단치 않다. 법률상 연령의 기준은 연금수급, 각종 사회서비스의 개시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정부는 부정하지만 이 시점에 노인기준연령 상향을 공론화하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들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나날이 늘어가는 연금 지급액과 사회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다. 현재 기준으로 노인연령을 70세로 상향할 경우 연간 국민연금 4조원, 기초연금 2조원을 줄 일 수 있다고 추산한다.

일에는 선후가 있다.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이 있고, 먼저 갖추어야 하는 조건이라는 것이 있다. 적어도 노인연령기준 상향과 관련해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우리나라 노인들의 상황이다. 노인 빈곤율이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빈곤율과 연관성이 높은 노인자살률은 11년째 OECD국가 중 가장 높다. 노인들의 삶의 질은 어떠한가? 경제적 불안감, 높은 만성질환과 이에 대한 간병문제, 심리적 불안감이나 외로움은 더 이상 특별하지도 않다. 이런 고달픈 노인들의 현실은 외면하고, 수명이 길어졌으니 노인기준 연령을 높이고 연금과 서비스를 미루겠다고 해도 괜찮은지 묻고 싶다.

법률상 60세 정년에 50세만 넘으면 직장에서 쫓겨날 걱정인 노동시장은 그대로 둔 채 ‘100세 시대의 축복’만 이야기하는 말잔치는 또 어떠한가? 도대체 노인이라 부르기 부담스러워 노인연령을 상향하는 문제가 지금 우리 사회에 그렇게 급한 일인가? 이쯤 되면 왜 우리사회는 고령화만 되고, 철은 들지 않는지 묻고 싶다.

노인기준 연령을 상향조정 하자.

그러나 먼저 노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방법부터 고민하자. 정년을 연장하고 노인들의 실질적인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한 수단을 강구하자.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커뮤니티 케어’정책의 안착을 위해 먼저 최선을 다하자.

예방활동을 통해 고령화로 인해 증가하는 사회비용을 줄이기 위한 복지 선순환 정책도 적극적으로 도입해 보자.

그리하여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현실을 힘들어 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이라는 것을 주자.

이런 과정 속에 노인기준연령을 상향조정 하자고 하면 누가 반대하겠는가? 같은 문제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정부가 걱정하는 연금고갈 문제나 사회비용 증가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그렇다고 어설프게 접근하거나 편법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성숙하지 못한 이야기를 공론화하여 국민적인 갈등만 키우는 것을 우리가 한두 번 경험한 것이 아니지 않는가?

복지국가를 지향한다고 하면서 노인기준연령 상향을 이야기하는 우리 정부에 묻고 싶다.

지금 우리에게 ‘뭣이 중한디? 뭣이 중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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