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이덕철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특별인터뷰] 이덕철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천서영 기자
  • 승인 2019.01.2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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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철 교수

사람 전체를 보는 시각에 매료된 의사

건강한 몸과 마음을 논하다

“사람 전체를 보는 이 일에 매력을 느꼈고, 의사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덕철 교수는 사람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가정의학과 의사의 일에 대한 보람을 전했다. 이 교수는 대한가정의학회의 이사장으로서 최선의 의료 발전과 혁신을 도모하며 같은 맥락에서 한 명의 환자를 책임지고 진료하는 주치의 시스템의 필요성을 주창하고 이의 안착을 기대한다. 그는 노인의학의 미래를 위한 주춧돌을 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인간으로 태어나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특히 몸과 마음 모두가 건강한 어르신의 참 건강을 이룩하는 것이 난관에 봉착한다고 해도, 먼저는 안정된 정신적 건강을 이룩하는 어르신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겨울이 지나 거대한 봄을 맞이할 수 있듯, 그간의 긴 인생길의 어려움이 웃음꽃을 발하는 제2의 인생이 되길 바란다며 따뜻한 축복의 인사와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Q 소개 부탁드린다.

대한 임상노인학회 이사장을 2년 지냈고 대한 가정의학회 이사장으로 있다. 가정의학은 한 사람의 모든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 학문인데. 고령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노인 건강 문제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노인의학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노인은 50% 이상이 세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갖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건강 나이는 이를 따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건강을 증진을 도울 수 있는 주치의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고령화로 인한 노인의 건강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의 대책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제가 노인들의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할 때 다가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인들의 건강 증진은 비단 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국가적 과제의 해결이라는 관점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Q 가정의학과 의사로서 필요한 소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의료 신념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린다.

가정의학과 의사는 의학에 대한 첨단 지식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이해하기 위한 큰 시야를 가지는 것이 요구된다. 이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는 총체적인 안목을 말한다. 의학에 관한 탁월한 지식뿐만 아니라 의술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인식하고 있어야 의사란 직업의 전문성이 있다. 즉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대한 가치 실현을 신념으로 삼고 있어야 한다. 현 세대가 상업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있지만 의사는 이러한 관점에서 벗어나서 오직 환자의 유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 이때 참 자긍심과 기쁨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

Q 어르신 건강을 위한 조언

요즘 질병은 신체적인 요인보다 정서적, 심리적 요인 크게 작용한다. 건강의 정의는 질병이 없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신체 기능이 떨어진다고 신체적인 문제만을 보면 안 되고, 자신감 결여, 우울증 등 불편한 심리적 요인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즉 어르신들의 참 건강을 위해 신체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도 중요하다. 그리고 먼저는 주치의를 정하여 만성질환이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건강한 생활 습관 즉 지속적인 운동과 금연, 절주, 균형 잡힌 식사와 스트레스 관리를 해야 한다. 정서적으로 노인이 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위축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자긍심 느낄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하실 것을 권장한다. 작은 활동이라도 자신의 존재를 존중하는 활동들을 해 나갈 때, 보람을 느끼실 거다.

Q 실천하고 계신 건강관리 노하우

신체적인 건강과 정서적인 건강을 함께 살피고 있다. 특히 마음 건강에 있어서는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심호흡과 같은 이완요법을 실천하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명상과 기도하는 습관을 철저히 잘 지키려 한다.

Q 질병을 앓고 계신 어르신들을 위한 실질적 조언

우리나라의 OECD 의료 관련 성적표를 보면 암 치료, 심혈관계 질환 치료, 뇌졸중 치료는 상위권을 앞다투고 있지만 만성질환의 관리에 있어서는 거의 최하위 권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질병 발생 후 치료는 잘 하는데 그전 단계에서 예방과 관리를 잘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일차 의료의 기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만성질환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과 관리에 힘써야 하고 이를 위해 의사와 환자 모두 일차 의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암도 마찬가지다. 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암이 발생하는 장기 즉 위, 대장, 전립선, 폐, 간은 특별한 증상이 없을 때도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노인이 되어 여러 질병을 앓고 있다 보면 생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위축감을 느끼고 기능이 떨어진다. 하지만 그간 쌓은 인생의 경륜을 바탕으로 어떤 어려움도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초월할 수 있는 능력 개발에 힘쓰실 것을 당부한다. ‘있는 그대로 오늘을 살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바라보기’를 실천한다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Q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과 어려움을 느끼는 순간은?

환자분들과 라포(Rappor) 형성이 잘 될 때다. “의사 선생님께서 애써주셔서 좋아졌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다. 반면, 이러한 두터운 환자와의 신뢰관계가 깨지게 되면 어려움을 겪곤 한다. 특히 의사로서 최선을 다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조금 더 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자책감에 휩싸인다. 환자에게 미안하고 힘들고 지친 마음이 든다. 간혹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기가 빨린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캄캄한 절망에 빠져 있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상담하다 보면 시나브로 부정적 감정도 이입된다. 의사 자신이 몸과 마음이 건강할 때 더 좋은 관계가 유지되는 것을 경험하고 나서부터는 오늘 나 자신의 심리적, 신체적 건강 상태는 어떠한지 살펴보고 환자를 대하곤 한다.

Q 의사가 된 계기는 무엇인지?

고등학생 때 의사가 되길 결심했다. 워낙 사람 마음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았다. 공감과 이해엔 천부적인 끌림이 있었고 그래서 정신과를 갈지 고민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가정의학을 선택한 일이 잘한 일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차원에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정신과는 간혹 대화가 어려운 상황도 발생하지 않는가.

Q 좋은 의사란?

오랜 시간 의사로서 길을 걸으며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의사 개인의 성숙도가 직업의 탁월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의사의 매력”으로 본다. 기술적 차원을 벗어나 의사 자신이 건강한 몸과 편안한 마음으로 환자를 대할 때, 태도의 품격이 달라진다는 것을 경험하고 환자를 돌보기 전 자신을 돌본다. 나 또한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삶을 통해 경험하면서 정신적인 성숙을 이뤘고, 덕분에 진정으로 환자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Q 비전에 대한 한 말씀

2019년엔 ‘전 국민 주치의 갖기 운동’ 학회 활동에 박차를 가하려 한다. 주치의를 원하는 환자들과 주치의 간의 매칭을 도와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장착에 본격적인 활약을 펼치려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치의 시스템 도입은 정부에서도 관심을 많이 쏟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어르신들은 여기저기 아프니까 일단 많은 약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 주치의 시스템은 연결되지 않은 분절된 치료를 받고 있는 어르신들에겐 꼭 통용되어야 하는 의료시스템이다. 한 명의 환자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갖고 건강을 돕기 위한 주치의 활동이 실제적으로 구축된다면 우리나라의 의료 전망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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