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대지에 관한 몇 가지 몽상 - 임태규 개인전
숲과 대지에 관한 몇 가지 몽상 - 임태규 개인전
  • 안기영 시니어기자
  • 승인 2019.01.10 17: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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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대지에 관한 몇 가지 몽상>, 임태규 개인전

1. 흐린 풍경, Blurry Scene

"흐린 풍경"에 대한 작가 임태규의 주해는 이렇다. 작은 그림들에서 바라다 보이는 주변 세상은 내 마음과 다르게 혼자 고요하다. 그래서 고요함을 주변에 그려 넣으려 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내 밖에 세상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원인이 되어서인지 모르게 항상 이리저리 흔들린다.”`(작가노트 중에서)`

"흐린", 흐릿함은 불명쾌한, 불확정적인 상태다. 양자물리학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아무리 정확을 기한다 해도 일정한 불확정한 값이 있다는 아이러니한? 이론이다. 그래서 흐릿함은 근본적인 우리의 물리 현상중 하나다. 작가 임태규는 최근 8년간 꾸준히 흐릿함과 애매함의 모습-Blurry Scene- 을 긴 호흡으로 되새김질하며 연작으로 담아내고 있다.

임태규, 흐린 풍경-月下探梅

2. 숲 과 대지

"숲, 그리고 대지는 우리의 굳게 닫힌 의식의 주체에게 호명된 차이의 이름이다. - 중략 - 同種異名! 同種은 내밀한 같음의 속성이며, 異名은 겉모습일 뿐인 차이의 다름이다. 또 방황은 차이를 잊은 주체의 마음이다. 방황의 주체가 차이를 해소하는 힘을 상상력으로 부를 수 있다. 몽상의 주체에게나 있을 수 있는 상상하는 힘은 예술가가 세계를 마주하는 의지와 힘에 비길 수 있다.

<숲과 대지에 관한 몇 가지 몽상>은 가스통 바슐라르의 생각을 빌려 온 주제이다그는 세계를 관찰하는 예술적 의지를 다음처럼 말한다.

사물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려는 의지는 시력을 투시적으로, 침투적으로 만든다. 그 의지는 보는 일을 일종의 유린활동으로 만든다. 그 의지는...... 搜査官적 호기심이다." 수사관적 호기심으로 발동된 예술적 몽상에서 숲과 대지는 같음의 다른 이름이다. 대지의 심연을 향한 몽상의 의지는 나뉘어 보이는 사물들의 경계를 허무는 힘일 것이다." (작가노트에서)

작가 임태규는 2019년의 1월도 그러한 경계를 허무는 시도, 숲과 대지의 경계를 허무는 "흐린 풍경" 연작을 그려내었다. 그의 예술적 몽상이 우리에게는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는 정경으로 다가온다.  습관적으로 저장만 했던 수 많은 파일 중 어렴풋이만 남은 기억의 문서를 꺼내게 만든다. 이게 숲인가 저게 대지인가 더듬으며 그 풍경속을 관객이 걷게 만든다.

그의 작품감상은  수사관적 보고의 접수보다 직접 작품 앞에 서서 마주할 일이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도 흐릿함도 직접 느껴야 제대로 이다. 울적하고 허전한 생각이 드는 날 그를 대하면 오히려 위안을 얻을 것같다. 그의 그림이 그렇다.

흐린 풍경-曉時
임태규, 흐린 풍경-曉時
임태규, 흐린 풍경-도원경

3. 몽상의 노래

사진 한장 한장을 연결하면 영화가 되고 몽상 하나하나를 연결하면 시 詩가 된다. 임태규의 몽상에는 경계가 허물어져 있으니 다행히도 자연스럽게 라임도 찾아진다. 몽상의 몽상에 의한 몽상을 위한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다음 세 작품을 나란히 이어서 놓고 보니 "김광석"을 빼놓을 수 가 없다. 그의 노래가 어디선가 아쉬움 가득한 그러나 명료하게 들려온다. 몽상이 지난 날 우리들의 이등병시절 편지기억을 소환한다.                                       

임태규, 흐린 풍경-三友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밖을 나설 때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임태규, 흐린 풍경-동강

                                                친구들아 군대가면 편지 꼭 해다오

                                                             그대들과 즐거웠던 날들을 잊지않게

                                                             열차시간 다가올 때 두손 잡던 뜨거움

                                                             기적소리 멀어지면 작아지는 모습들

임태규, 흐린 풍경-봄봄1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 작가 임태규의 전시회 숲과 대지에 관한 몇 가지 몽상갤러리 인사아트에서 2019.1.9.~1.21 까지 열린다.

  (사진출처 임태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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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복 2019-02-08 22:36:20
임태규 화백 기시 잘 보고갑니다
저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요~ 자세한 설명 이 제게
많은 도움이 되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