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추구하고 싶은 삶
[기고] 추구하고 싶은 삶
  • 김경수 시니어기자
  • 승인 2018.12.0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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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는 것이 후회없는 삶일까

4년 전 정년퇴임을 하고 지금은 취미활동을 하며 나름대로 즐겁게 지내고 있으나, 마음속에 항상 떠나지 않는 생각은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후회 없는 삶일까. 좀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을까 하고 자문(自問)해 보는 것이다.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 모임의 시간이 가까워지면 확실하게 짚이는 것은 없어도 어떤 기쁨이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하지만 모임이 끝나고 나서, 주고받은 대화의 내용을 상기(想起)해 보면 감동적이거나, 인상적인 것은 없어 만남의 의미가 희박(稀薄)해질 때도 있다.

한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소원(疏遠)해진 사람들을 그리워하기도 하지만,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해야 할 일들이 졸지에 생기는 것도 아니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아쉬움 속에 잊혀 가는데, 기억 속에 멀어져가는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않는 것은 어쩌다가 만나서 기쁨을 나눈다고 할지라도 그 관계를 의미 있게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이 없음을 깨닫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상 속의 사소한 일들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기대와 실망이 되풀이되면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기 어렵고,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크고, 상심(傷心)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노력한 만큼 얻은 기쁨에 만족하며,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어떤 일의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연습도 해야겠다.

오늘, 서울 친척 결혼 피로연에 갔다가 돌아오는데 광주 터미널에 도착하자 자정이 다 되었다. 시내버스는 끊기고 택시를 타려고 줄을 지어 기다리는 사람들 쪽으로 가서 서 있었다.

바로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상체를 앞뒤로 가볍게 흔들면서 앉아 있는 좀 젊은 친구를 보았다. 자세히 보니 정상적으로 걷기가 힘든,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었다. 옆에는 몸을 의지하는 데 쓰이는 보조기구가 놓여 있었고, 그 앞에 작은 주머니가 놓여 있는데 그 안을 보니 지폐 몇 장이 들어있는 것으로 봐서 구걸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늦은 밤에 구걸하기 위해서 터미널 앞 길목으로 나오기까지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러나 그의 표정에서는 아무런 원망도, 불평도, 슬픔도, 고통의 기색도 볼 수 없었다. 이는 잔인한 운명 앞에서 울어도 소용없다는 것을, 그리고 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 거다. 한 개의 동전이라도 던져 주는 자가 있다면 감사하겠다라는 담담한 표정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가난한 자의 마음속에 고마운 자로 남을 수는 없을까이웃의 삶을 좀 더 풍성하게 해 줄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우리의 연수는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다’(시편 90). 라고 한탄하는 말처럼 후회하는 삶이 되지 않도록 개인의 채워지지 않는 갈망을 넘어서서 사는 방법은 없을까?

거리에 앉아 구걸하는 자의 팻말에 "저는 시각장애인입니다. 도와주십시오"라는 문구를 오늘은 아름다운 날입니다. 저는 이날을 볼 수 없습니다"라고 바꾸자, 기부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가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면, 팻말의 내용을 바꿔 줄 수 있는 지혜가 있어 홍익인간의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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