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진 표정
굳어진 표정
  • 김경수 시니어기자
  • 승인 2018.11.21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이 사십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야외에 나와 좋은 경치를 보게 될 때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있다. 나중에 이 사진들을 보면 나 자신의 표정이 너무 굳어져 있고, 비관적인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을 보고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젊었을 때와 모습과 비교해 보면 나이에 비례하여 표정은 더욱 굳어져 가는 것처럼 보인다.

별일 없이 무난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내적으로는 많은 불만과 풀리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어 이것이 겉으로 표출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이 사십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링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일 거다.

책상 위에 작은 거울을 세워 놓고 한 번씩 들여다본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이러한 표정의 원인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기 위해서다. 유연한 표정을 짓지 못하는 것이 옹졸한 마음을 표출하는 것일 수도 있고, 남의 존재를 인정해 주지 아니하는 태도로 비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표정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굳어져 가는 것은 자기혐오나 수치심의 감옥에서 갇혀서 살아가기 때문은 아닐까?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미움이나 서운함, 좌절과 분노가 마음속에 쌓이면서 자신도 모르게 우울한 표정으로 굳어져 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뿌리째 뽑혀서 허공에 뿌리를 둔 거대한 나무가 서서히 죽어가듯이, 욕구의 좌절을 경험하고, 좌절의 비애감 속에 속마음은 멍이 들기 때문에, 기쁨에서 멀어져 가는 것이다.

욕구와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행악자들로 말미암아 분을 품기도 하며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기도 하며, 병이 들고, 결국 약해진다. 이러한 불완전함에서 온전히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불완전함에서 벗어나 달라지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잘못된 것을 두려워하는 데 빠지지 않는다면 삶의 순간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7세기의 저명한 선사(禪師)인 승찬(僧璨) 스님은 참된 자유란 자신이 지닌 불완전함에 대해 근심이 없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이는 인간의 존재와 모든 생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이고, 불완전함이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불완전함을 개선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면,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사랑하자. 자신과의 전쟁을 멈추고 우리 삶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감으로써 자기비하의 늪에서 벗어나자. 자신의 무덤을 파는 분노와 비판 불평과 원망으로부터 벗어나자.

자기를 사랑하지 아니한 자까지 사랑할 수 있을 때 칭찬받듯이, 자기의 불완전함까지 포옹할 때 행복해질 수 있다.


1000만 시니어의 활동을 위해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2-2272-2302

시니어신문 후원하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