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선물한 뉴질랜드 여행기(1)-아름다운 헤글리 공원과 마운드 쿡
신이 선물한 뉴질랜드 여행기(1)-아름다운 헤글리 공원과 마운드 쿡
  • 이종희 시니어기자
  • 승인 2018.11.05 12: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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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45분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5시부터 서둘렀다. 시드니 공항에서 도시락을 먹고 탑승할 때 음식물을 절대로 기내에 반입하지 말라는 가이드의 신신당부였다. 지도에서 보면 가깝게 보이던 뉴질랜드가 3시간 반을 걸려 남섬 크라이스처치Christchurch 공항에 도착했다.

일행이 남성 가이드를 만나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7명 단체가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삶은 달걀 한 개를 가방에 있던 것을 모르고 출국하다가 검색대에서 발견되어 400불을 벌금내고 나왔다고 한다. 한화로 30만 원이다. 여행객들에게 음식물 반입을 규제하는 이유는 전염병 예방관리를 철저히 하려는 위한 조치라고 한다. 먹던 물병까지 버리고 온 게 잘했나 보다.

차창 밖으로 푸른 하늘과 그 아래 펼쳐진 널따란 초원이 포근하게 다가온다. 양과 소들이 마음껏 풀을 뜯어 먹고 커서일까? 살이 뒤룩 뒤룩 쪄 활동이 둔해 보였다. 맑은 공기에 먹고 싶으면 뜯고, 쉬고 싶으면 앉으면 되니 상팔자가 아닌가. 1개 초원이 100만 평이 넘으니 먹을거리를 찾아 헤맬 필요도 없고, 집을 찾아 들어가지 않고 아무데서나 쉬면 된다, 산전수전을 겪은 처지여서인지 부러웠다.

버스는 에이번강이 흐르는 헤글리 공원(Hagley Park)으로 안내했다. 이 나라는, 인구는 적은데 국토는 넓어 시민의 휴식처인 넓은 공원이 많아 이 또한 부러웠다. 동네 친구들과 축구를 하려면 학교 운동장이나 찾아야 했던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높고 우람한 나무 가운데로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밭에 마냥 뒹굴고 싶은 동심이 발동했다. 어느 공원이나 뉴질랜드 사람들이 즐기는 럭비장이 어김없이 배치되어 있었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럭비 경기 때는 자존심 대결이 불꽃을 튄다고 한다. 이 나라에서 12일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엄청나게 큰 장어를 잡는 것을 보았다. 강가를 거닐며 혹시나 하고 강변을 살펴보았지만 깊숙이 숨어있는지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개그맨 이경규처럼 내 다리를 잡아 달라며 발버둥 쳤을지도 모르는데.

1905년 에이번강 서쪽에 엘리자베스 양식으로 호화스럽게 지어진 모나베일(Mona Vale) 저택을 둘러보고 나니 오후 4시가 넘었다. 한 사람에게 이 큰 저택에서 살 기회를 주었다니 신의 선물이 아닌가 싶었다. 이제 아오라키(Aoraki) 산의 마운드 쿡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만년설과 빙하지형의 마운드 쿡은 지구온난화 때문에 빠른 속도로 후퇴하고 있어, 빙하호, 피요르 해안, 빙력토, 표석 등으로 되어 있다.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지척을 가늠할 수 없는데도, 운전기사는 가로등 하나 없는 왕복 2차선을 능숙하게 운전한다. 가이드는 빗방울이 뿌리는 어둑한 밤인데 버스를 정차시켰다. 이곳에 최초로 세워졌다는 초대교회푸카키, 데카포 호수를 배경으로 무수히 떠 있는 은하수를 감상시키고자 했건만, 흐린 날씨로 선만 보고 말았다. 저녁 9시가 넘어서 들어간 호텔에서 현지식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아침에는 도시락, 점심에는 기내식을 해서인지 꿀맛이었다.

저녁내 빗방울 소리가 그치지 않더니 아침에도 여전했다. 마운드 쿡 트래킹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우리는 케어 포인트(Kea Point) 쪽으로 왕복 2시간 예정으로 트래킹을 시작했다. 준비한 비옷을 입고 우산을 받았으나 비바람에 뒤집히기가 일쑤였다. 아예 포기한 일행도 있었지만 이역만리 타국에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부부는 용감하게 나섰다. 눈을 180도로 올려다보아야 꼭대기를 바라볼 수 있는 목적지에 도달했다. 이곳은 비바람이 거세어 똑바로 서 있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인증 샷은 하고 내려왔다. 바짓가랑이가 척척했다.

버스를 타고 달리니 언제 비가 내렸느냐는 듯 날씨가 맑아졌다. 멀어져가는 마운드 쿡 빙하수가 모여진 에머랄드 빛 호수가 장관이었다. 아오라키 마운트 쿡에서 발원하는 푸카키 호수는 테카포 호수, 오하우 호수와 더불어 뉴질랜드 3대 고산호수다. 빙하에서 공급되는 강물은 빙하에서 극도로 잘게 부서진 암석 가루에 의해 생성되는 독특한 청색을 띠어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호수는 1,600GWh의 에너지 저장 능력을 갖추고 있고, 테카포 호수 770GWh와 함께 뉴질랜드 수력 전기 저장 능력의 절반을 넘는다고 하니 놀라웠다. 이 아름다운 호수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달력에서나 볼 수 있는 멀리 보이는 만년설이 쌓인 마운드 쿡과 빙하수가 모인 푸카키 호수, 그리고 초원이 어우러진 배경에 우리 부부를 넣었다. 카메라에 자신의 모습을 내맡기는 일행 모두 행복한 모습이다.

3,000m가 넘는 봉우리가 20여 개가 넘는다는 아오라키 산의 마운드 쿡은 뉴질랜드의 최고봉이다. 만년설이 녹아내려 장관을 이룬 호수, 비바람을 무릅쓰고 수직으로 올려다본 마운드 쿡의 정상, 넓게 펼쳐진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 떼와 소 등을 보면서 천국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좁은 국토에 인구가 많은 나라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 간다.              (2018.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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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2018-11-05 10:03:48
일상이 바쁘다보니 기사를작성한다고 하면서도 손에 잡히지 않아 우선, 뉴질랜드 기행수필 1편을 송고합니다.
시니어신문의 발전을 위해 미력이나마 보태도록 노력할게요.